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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따라 발길따라

설악산-공룡능선

by 혜산 2007. 5. 28.

 

설악의 숨겨진 보석 - 공룡능선

 

 

 

 

 신선대에서 바라본 1275봉과 천화대의 범봉 - 정말 아름다운 설악의 공룡능선

 

금요일 저녁 11시- 서울을 출발한다.

일행은 여자 하나에 남자 넷,, 왠지,,쫌 그렇다. 산을 썩 잘 타는 것도 아닌데 남정네들과 함께 하려니

조금 부담이 된다.

설악동에 도착한 시간이 새벽 두시 이십분경.

황태 해장국으로 이른 아침을 먹는다. 맛은 별로지만 억지로 밀어넣는다.. 암, 그래야 걸으려니.

 

 주차장에 도착하여 차를 파킹한 후 산행준비.

강풍주의보가 내렸다고 한다.

그런데 생각보다는 별로 바람이 불지않는다. 오히려 부는 바람이 훈훈하고 기분좋은 정도. (이 때만 해도 몰랐지. 설악의 바람이 얼마나 대단한지..)

어둠속 평탄한 소공원 길을 저 네 남자들은 발뒤꿈치에 불이라도 붙은 양, 거의 달리듯 걷는다.

빠른 걸음이라면 여자들 사이에선, 지면 억울할 나도 도저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

거기에서 겹쳐신은 양말에,, 등산화 끈을 너무 조였는지 발이 저려온다..

와,, 산행 시작하자 마자 이게 왠 변인고.

뒤 돌아볼 생각도 않고 내달리는 사람에게 슬그머니 화가 나려고 한다.

견디다 못해 앞 사람이야 가던 말던, 길가에 앉아 신을 벗어 다시 재정비하고 열심히 다시 걷기..

어둠속을 몇십분 걷노라니 하늘이 점점 밝아온다.

 

 

 

 

오래전 사진 파일을 찾아 몇 장의 사진 추가

 

 

 

 

 

십 년전의 모습을 이 시점에서 본다.. (지금은 2017년 - 이미 고인이 되신 분이 함께했었다)

 

 

 

 

 

1275봉의 동쪽 사면은 마치 용의 비늘같은 천상의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그 어떤 말로도 표현 할 길 없는 훌륭한 모습.

 

 

 

십 년 전의 나..

 

 

 

 

천화대의 범봉

공룡능선으로 걸을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설악의 백미라고도 꼽을 만한 위용을 지녔다.

 

 

아침 해에 빛나기 시작하는 멋진 바위들

 

 

 

 

 

 

 

멀리 대청과 중청봉이 부드러운 능선으로 유혹하는 듯.

 

 

세존봉

 

 

 

 

 

1275봉 오르기 직전의 안부

 

 

 

 

 

 

 

 

 

 

 

 

 

 

 

 

 

 

 

 

 

 

강풍에 휘청하는 김대장 ㅎㅎ

 

다섯시간 능선길을 계속 따라오며 쉬임없이 불어대는 무시무시한 바람의 위력을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다시 2007년에 올린글

 

 

 한고비 올라 쉬는 중.

 

 

마등령오르기 한시간 전 - 이곳에 샘이 있다.

옆에는 수해로 유실된 등산로를 재정비하기 위해 인부들이 텐트생활을 하고 있는데,, 우리의 기척이 이들을 깨웠다. 

 

 

 

멀리 1275봉의 v안부가 보인다.

1275봉은 금방 닿을듯 가까이 보이는데.. 아직도 세시간은 더 걸어야 한다.

 

 

 

 

 

 

우뚝 솟아있는 세존봉너머로 이미 해는 떠 올랐지만 하늘이 약간 흐리고 안개가 끼어있다.

 

 

 일곱시 이십분경에 마등령에 도착.

사진을 찍으며 천천히 오르다 보니 시간이 약간 오버했다.

마등령 삼거리엔 산객들이 제법 보인다.

단체로 온 젊은이들은 양념된 불고기까지 지글대며 고작 과일이나 씹고 있는 우리의 기를 죽인다..

역시 젊음이 좋다!!!

마등령에서 500m 시간은 약 이십분 정도 거리에 나한봉이 있다.

공룡능선 대부분의 우회길이 우측에 있지만 나한봉은 왼쪽으로 우회길이 있다.

북쪽 사면을 오를때마다 사정없이 불어대는 바람,, 첨엔 시원하고 좋았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점점 심해지는 바람.

 

 

 오른쪽 뾰족한 봉우리가 1275봉, 그 아래쪽이 천화대의 범봉이고 멀리 뒤편으로 화채능선과 화채봉이 보인다.

 

 

 

 

왼쪽의 큰새봉과 나한봉 그리고 오른편엔 나한봉과 마등령

 

 

 1275봉이 보인다.

1275봉은 마등령에서 2.1km거리로 약 두시간 이십분정도 걸린다.

 

 

 1275봉을 바로 앞에 두고 떡과 과일로 간식을 먹었다.

다행이 이 곳은 바람이 훼방을 놓지 않는다.

평화로워 보이는 분위기와는 달리 앞 쪽에서 거센 바람이 사정없이 나무들을 흔들어대고 있다.

약 이십분간 휴식을 취하고 다시 출발한다.

 

 

 멀리서 바라보던 1275봉 직전의 안부에 도착했다.

이제 오백미터가량 돌밭길을 죽기살기로 올라야 한다.

 

 

 

 바로 그 돌밭길,, 바람은 점점 거세어져 발걸음을 떼어놓기가 힘이 들 정도.

바람에 밀려 넘어지기를 몇 번이나 하며 간신히 올라간 깔딱고개..

지금도 그 바람소리가 귀에 선하다.

 

 

 

드뎌 1275봉에 도착했다.

원래는 앞쪽의 뾰족한 봉우리를 올라야 하지만.. 그러기엔 바람이 너무 무셥다. ㅠㅠ 

다행히 이 곳은 바람을 피할 수 있어 한숨 돌리고 있다.

 

 

 옆면에서 보이는 날카로운 봉우리가 이 곳에서 이렇게 두리뭉수리 해 보인다.

저 곳을 올라야 하는데.. 결국 못갔다..

 

 

 1275봉을 내려서는 길. 이 곳도 가파르다.

눈 비가 내렸을 때엔 특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우뚝 솟은 천화대의 범봉.

공룡능선에서 희운각쪽으로 진행하며 좌측으로 있다.

하늘을 향해 타오르는 불꽃과 같다고 하여 천화대라  하던가.. 

 

 

 멀리 울산바위가 조망된다.

 

 

 1275봉을 다 내려와서 뒤쪽으로 돌아본 옆모습.. 기가막히 멋진 첨봉이다.

이제 몇 개의 봉우리를 지나 신선대로 향한다.

바람에 밀려 넘어지며.. 모자를 날린것은 또 몇 번이던가..

갈수록 바람은 더욱 거세진다.

눈물 콧물 흘려가며 오르던 중 또 모자를 날렸다.

바람이 한 번 불 때마다 모자는 자꾸 더 멀어진다. 나뭇가지를 헤치고 들어가 모자를 줍느라 애를 쓰는데

우리와 역방향에서 오던 아저씨 한 분이 우리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해준다.

'이제 다 왔어요~ 저 앞이 신선대에요. 힘내세요~' 하는데

어찌나 그 얘기가 반갑던지.. 정말로 힘이 불끈 솟는다.

아.. 또 한가지 배웠다.. 어려움에 빠진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일.

따뜻한 말 한마디로도 가능한 일이구나!!

 

 

바람이 일초동안 쉬는 사이 모자에서 손내리고 찰칵~ 덕분에 흔들렸다.

 

 

 

 

 

 

 

신선대 오르는 길 - 이제 고생 끝일까?

 

 

 

신선대에서 증명사진 박는 일은 정말 힘들었다.. 거세게 불어대는 바람때문에

신선봉은 1218m이고 공룡능선의 끝부분이다.

이 곳이 공룡능선 중 조망이 가장 좋은 곳이라더니 정말 눈이 시리도록 아름답다.

마등령에서 시작된 총 5.1km의 공룡능선이, 이제 무너미고개까지의 1.1km 구간만이 남아있다. 

하지만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험한 산행,,

무너미재에서 앞서 간 일행을 놓쳤다. 희운각으로 올라간 모양이라.. 핸드폰도 터지지 않는다.

할 수 없이 아래 계곡으로 내려가 탁족을 하며 기다린다.

얼음같이 차가운 맑은 물..

발의 피로를 단숨에 풀어준다.

다시 만난 일행과 점심을 먹는다.

양폭을 거쳐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는 길도 만만찮다.

지친 다리로 세시간 이상 걸어야 하므로,, 정작 공룡능선에선 흘리지 않았던 땀이 (바람때문인가?)

나기시작한다.

 

 

 

 천당폭포

 

 

양폭산장 

 

 

신흥사 일주문.. 이제 정말로 다왔다!

4시 30분- 약 열두시간 삼십분만에 총 25km에 달하는 긴 산행을 마쳤다.

하루 밤을 꼬박 새고 다시 운전을 해야 하는 울 옆지기가 쫌 걱정이 된다.

교대로 운전을 하기로 했는데,,

나는 차에 타자마자 병든 닭처럼 졸고, 또다른 한 분도 마찬가지..

암튼 서울에 도착하니 아홉시하고도 반이다. -차가 좀 밀리는 고로-

산에서 막 내려왔을 때만 해도 뒤풀이가 어쩌고 저쩌고 하더니 모두들 지쳤는지 해장국 한그릇씩 뚝딱 하더니 술도 마다하고 얼릉 얼릉 집으로 내뺀다. 다음을 기약하면서.. ㅎㅎ

 

설악의 공룡능선은

역시 명불허전이라.. 아름답고 웅장하며 기개 넘치는 멋진 산!!!

이제 가을에 또 다시 오르기로 옆지기랑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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