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리에 잠이 깼다.
추워서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하다가 새벽녘에야 깜빡 잠이 들었다 깨고 보니 그사이 모두들 대피소를 떠나고 없다.
조용하니 더욱 좋은 세석평전.
새소리와 어우러진 청명한 봄바람이 어찌나 좋던지..
마냥 머물고만 싶었는데.
아쉬움을 품고 산을 내려가야만 한다는거지.
세석의 샘터에서 시원한 샘물이 잘 나온다. 아무리 가물어도 이 높은 고지에서 어찌 그리 풍부한 샘이 솟는 것인지 경이롭다.
떠나며 되돌아본다.
세석 안녕~
세석갈림길에서 잠시 발을 멈추고
어제 걸어온 길을 바라본다.
어느 집 정원을 이렇게 예쁘게 꾸밀 수 있을까~
저 시원한 나무그늘아래 누워 파란 하늘을 한없이 바라보고만 싶은 마음을 접고 백무동쪽 길로 접어든다.
6.5km의 짧지 않은 길이지만 한신계곡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번엔 어둔 밤길을 걸어 올라왔기에 이렇게 밝은 날 다시 진면목을 보기를 기대했었다.
능선에서의 처음 내리막은 아주 급한 경사길.
때문에 조심스럽게 천천히 내려간다.
수풀이 우거져서인지 유난스럽게 새소리가 많이도 들리는 신비한 숲이다.
이제 조망은 여기에서 끝~~
한참을 내려온것 같은데 이제 겨우 700미터 내려왔을뿐이라는 매정한 이정표.
마치 캄보디아 정글에서 본것 같은 거대한 나무뿌리가 인상적인 저 나무는 그만 몸뚱이가 부러져버렸다.
아마도 태풍을 이겨내지 못한듯 안타까운 모습이다. 뿌리는 저토록 튼튼하건만..
초록의 향연은 계속된다.
눈이 한없이 즐거운 곳.
그리고 드디어 계곡이 가까이 다가왔다.
폭포로 만들어진 소는 검푸른 빛깔로 신비한 모습.
잠시 앉아서 쉬다보니 오층폭포라는 팻말이 보인다.
계곡 속으로 숨어있기에 오층을 다 볼 수는 없지만 물소리는 힘차게 들린다.
작아보여도 세찬 물줄기. 이 산 위 어디에서 저 많은 물이 쏟아진단 말인지.
가내소를 지나고 이제 길은 많이 편안하다.
하산지점이 가까워졌다는 얘기.
이렇게 1박 2일의 꿈같은 여행은 끝이났다.
같은 백무동에서의 출발이지만 한신계곡쪽이 훨씬 더 마음에 든다. 비록 힘은 들지만.
이제 좀 더 자주 얼굴을 익혀야겠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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