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1월 첫주말
어쩌다 그 좋은 시월 상달을 그냥 보내고 뒤늦게 가을 풍취를 맛보려 떠나본다.
금요일 오후에 출발하니 막힘없이 시원하게 잘 달려 두시간만에 홍천에 도착했다.
고속도로가 좋긴 좋구나, 조금 비싸서 그렇지만. ㅋ
오후 네시가 약간 지난 시간에 도착해서 짐풀고 텐트치기 시작.
그동안은 아이들과 함께 하던 작업을 둘이서 끙끙대며 하려니 생각지 못한 복병때문에 시간을 잡아먹었다.
이웃집 손님까지 거들다못해 애들에게 카톡쳐서 사진 보내고, 조언받고, 이러면서 무려 두시간이나 걸려서 세팅을 마쳤다.
그동안 해가 꼴딱 져버리고,, 저녁은 그냥 사먹야했다.
서석까지 나가서 밥먹고 장을 보아 돌아오니 날은 어둡고 엄청 춥다.
서둘러 장작을 피우기 시작하는데 늦게 출발한 일행이 도착했다.
원래 생각은 집짓고 남는 시간을 심심해서 어찌보내지? 했던것인데 걱정도 팔자였다.. ㅋㅋ
캠핑장은 군업천이 굽이쳐 흐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있다.
온통 산으로 둘러쌓인 곳이어서 비교적 조용한 편이라 좋다는 느낌.
규모는 굉장히 큰데, 지금의 텐트 사이트는 원래는 방가로가 자리잡았던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든다.
건물도 몇 채가 있어서 지금은 팬션이나 워크샵 손님등을 단체로 받기도 하는 곳이다.
바로 앞을 흐르는 군업천은 얕고 잔잔해서 여름이면 어린아이들 데리고 물놀이 하기 적당한 듯.
저녁은 밖에서 먹었지만 캠핑의 꽃인 불놀이를 안 할수는 없지, 장작 한다발을 사서 피우고 목살에 음주 약간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 날은 공작산 산행을 하기로 했다.
공작산은 강원도 홍천군 동면 노천리에 위치한 해발고도 887m의 산
산자락에 수타사가 있다.
일찌감치 아침식사를 마치고 남은 밥을 김가루에 무쳐 주먹밥까지 만들어서 산행에 나섰다.
캠핑장에서 차로 약 십분을 달려 당무로쪽 고개로 오르니 공작산 정상까지 2.7km 밖에 안된다니 딱이다 싶었다.
그런데 날씨가 웬지 꾸물거리는 것이 수상타. 때맞춰 서울은 비가 제법 내리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허, 비맞게 생겼네.
들머리는 완만하게 시작된다.
차로 거의 산을 오르다시피 했으니까. ㅎㅎ
호젓한 산 길엔 낙엽이 쌓여 푸근하고 능선길엔 멋진 노송들이 많이 있어 운치을 더해준다.
오호, 이 분위기~
오랫만에 산행에 가담한 홍산님의 옆지기가 조금 힘들어하긴 했어도 이 때까지는 재미있고 좋았다. ㅎ
에고 데고 나죽어~~~ 나 운동 부족인가벼..
보기엔 이래도 제법 깔딱진 오르막을 오르는 중이다.
힘들어도 웃어봥~ ㅎㅎ
고갯마루를 오르니 공작골에서 올라오는 길과의 합류지점이다.
이 곳에 도착하니 안개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큰일이네,, 비까지 내리는데 저사람을 어찌 데려갈꼬
정상까지는 1km남짓이지만 포기하고 돌아가야할지 말지를 고민한다.
에이~ 힘자랑이나 해볼까! ㅋ
결국 정상을 1km도 안남긴 상태에서 하산키로 결정했다.
나름 급경사 구간이 있기에 주변의 나무가지를 주워 지팡이 삼아 짚고 내려오는데, 빗발이 제법 거세져서 우의가 없는 사람은
쫄딱 젖고 말았다.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와 난로 지피고, 따신 물로 샤워한 뒤 감자전 부쳐서 가평 잣막걸리 한잔씩 돌리니 그제야 몸이 훈훈해진다. ㅎㅎ
얼었던 몸이 녹으면서 혈색이 화악~~! ^^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가을의 쓸쓸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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