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주말인 9월 18일 남강캠프
위치는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법흥리 - 법흥사 들어가는 계곡에 위치한다.
딸아이가 금요일인 전 날 미리가서 자리를 잡아놓고 우리를 부른다.
사실 뭐 캠핑 도구라고는 지리산 꼭대기에서 해먹는 정도의 수준인 우리는 그저 곁다리로 몇 번 따라가 보는데
이 번엔 큰맘먹고 예전 - 그러니까 약 십년 전- 에 마련했던 캐빈형 텐트를 들고 떠났다.
캠핑장에 도착해 보니 이건 뭐,, 유럽의 캠핑장을 방불케하는 아니 그보다 더 화려하고 으리번쩍한 텐트들이 즐비하다.
와.. 우...
그 가운데에다 십년 묵은 우리 텐트를 치기 시작했다.
하도 오랫만의 일이라 치는 순서도 까마득해서 버벅거리며 유럽에서 그랬듯이 주위의 흘끔거리는 시선을 받으며 텐트치기 완성.
치고 보니 너무나 좋은거다. 남들이 웃거나 말거나.
캐빈형이라 큼지막하고 작지만 거실도 있으니 이건 완전히 환상적인 마의홈!!
기분좋게 쭈꾸미볶음으로 저녁먹고 애들이 가져온 양주 한병, 상점에서 파는 생맥주까지 마신 후 기분좋게 쭈욱 뻗고 잠들었는데,,
이튿날 아침
빗소리가 들린다.
그래,, 여긴 유럽의 좁은 그 텐트가 아니야. 느긋하게 누워서 빗소리를 즐기자~~
그러고 누워있었다.
그런데 조금 있자니 이상하게 뭔가 축축하다. 응???
위를 보니 우리의 이너텐트 위에 빗물이 한바가지나 모여있다. 산노을이 후다닥 일어나서 이리저리 만져보니 껍데기 텐트가 방수가 전혀 안된다네. 이런 세상에~~
껍데기는 저리도 훌륭했건만,, 보는 지금도 아쉬운 마음이 하나 가득하다.
계곡의 물은 정말로 맑고 푸르다. 여름엔 이런 자리가 우리 차례까지 올것 같지 않다.
오전 내내 비가 오락 가락했다.
우리 텐트는 버려두고 애들 텐트에서 시간을 보내며 비가 그치기를 기다린다.
삼십분만이라도 비가 쉬어주면 텐트를 말려서 접을 수 있을텐데,,
맑은 물이 너무나도 예뻐서 사진 한 장 찍자하니
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내리기 시작한다. 수많은 동심원들..
열심히 독서 중인 산노을 - 사실은 캠핑장 정보에 관한 책을 읽고 있다. (여기에 필이 꽂히면 큰일인데..)
이것이 우리의 텐트 - 제법 여러 장비를 갖추었는데 그것도 기본만 갖춘거랜다.
이 캠핑장엔 전기시설도 되어있다.
비가 오는데도 캠핑을 하러 들어오는 차들이 있다,, 놀라운 뿐.
워낙 고가품의 텐트들이라서 그다지 날씨에 구애를 받지 않는가보다. 가지고 있는 장비들을 보면 입이 떡 벌어질 정도..
너무 과소비 아닌가 싶을만큼 그렇다. 물론 장비가 많으면 많을 수록 편하게 지낼 수 있는건 사실이지만
나중엔 그것때문에 차를 바꿔야 할만큼 짐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라고 하니.
크,, 모닥불 (요건 전 날 밤)
비 그치기를 기다리니 비는 점점 더 오는것 같다. 할 수 없이 텐트를 걷었다.
짖궂은 날씨.. 날 좀 편하게 해주면 안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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