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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일지

여성봉~포대능선~사패산 2009.4.11

by 혜산 2009. 4. 21.

춘천의 오봉산 가려던 계획이 바뀌어서 도봉산의 오봉을 가게된 날.

 

날씨는 따뜻하여 본격적인 산행의 계절이다.

혼잡한 시간을 피하여 8시까지 연신내에서  만나기로 했다.

떡이며 막걸리 따위를 사서 배낭에 나누어 넣고 송추로 출발한다.

오늘도 또 나는 홍일점이다.. 오기로 했던 미미님이 사정상 불참이라서.

 

송추 계곡 입구를 걷다가 우측으로 접어든다.

아직 조금은 이른 시간이라 조용한 산 길.. 걷기 시작하자 마자 땀이 솟는다.

잠시 겉 옷을 벗어 배낭에 넣는 사이 뒤 편이 한 무더기의 산 객들이 나타났다.

 

 부지런히 걸어 한 고개를 넘는다.

만발한 진달래 앞에서 기념 사진 한 장 찍어보고..원래 계획된 인원에서 두 사람이 빠졌다.

땀 한 번 뺐으니가 이젠 천천히 걸어볼까,,

 

 여성봉에 올랐다~ (이름이 마음에 안든다..)

남정네들은 이 봉우리에서 기를 받아야 한다며 떠벌리고 있다만. 

 

봉우리 뒤 편으로 돌아오니 조용하고 경치도 좋다.

 

막초타임을 갖는다.

김대장이 손수 담근 찐~하고 달콤한 포도주 한 잔 마시니,, 맛은 좋건만 남은 봉을 어찌 오를지 걱정이로군.

 

 어째 세상이 이리도 뿌연지..

 

이제 여성봉을 내려갈 차례,

어떤 이는 저 소나무를 누군가 심은것 같다고, 말도 안되는 말씀을 하신다.

어쨋거나 닳아빠진 등산화가 미끄러워 간신히 뛰어 내려갔다. (릿지화 필수!!)

 

 오봉을 전망하기 좋은 곳에서 어느 아리따운 여자분이 찍어주셨다.

 

 이건 내가.. 남성 육인방 (똑같은 곳을 향하여 오르고 있지만 나이, 성격, 외모가 모두 제각각이다.)

 

오봉을 내려다 보자~

전 날 늦게까지 이슬이와 친구했던 옆지기는 카메라를 가지고 오르긴 했지만 찍을 기운도 없다고,,

해서 선산님을 대타로 기용했다.

 

 자운봉을 지나 점심 먹기 좋은 자리를 찾았다.

세마리의 아기 고양이가 주위를 맴돌며 먹이를 구걸하던 곳. 그 중 한 놈이 김밥 세 덩이로 포식을 했다.

점심을 먹고 오침과 담소시간을 가진다.

날씨가 정말 좋다. 춥지도 덥지도 않은 완벽한 날씨..멋드러진 바위 틈에서 꿀같은 단잠.

 

 

저~ 앞의 신선대엔 인파가 가득한데, 카메라엔 제대로 안 잡혔구먼.

 

 포대능선을 걷는다.

 

이 번엔 Y구곡을 우회한다.

힘도 들지만 인파에 밀려 오도 가도 못할것이 뻔하니까.

이 곳에서 지리산 능선을 열 두시간에 종주한다는 아저씨를 만났다. (대단하신 분!!)

나는 아무리 기써도 그렇게는 못한다. (아니 안한다!!)

지리에 들면 되도록 오래오래 천천히 산을 즐기고 싶을 뿐. (아싸~~ 대피소 예약 성공했다!!)

곧 만나러 갈테니 기다리시요잉~~ ^^*

 

 날씨가 더워지고 나서 첫 산행이라 그런지 일행들의 식수 준비가 많이 부족하다.

오백밀리 리터도 안되는 작은 병에 넣어온 물을, 산을 반도 오르기 전에 다 마셔버린 분도 있으니.

갈증때문에 사패산정상을 코 앞에 두고 그냥 원각사 쪽으로 하산하기로 한다.

 

 원각사 - 다른 절과는 달리 마당에 식수가 없다.(가물어서 그런지)

절 안 공양간에 들어가 물을 얻어 마시고 편한 길을 걸어 내려오니 사패산 터널 입구이다.

터널이 완공되기 전에 사패산을 오르고 꽤 오랜만인듯, 고속도로엔 달리는 차들로 소음이 가득하다.

언제 또다시 올런지..

북한산은 일년에 수십번을 오르지만 도봉은 이렇게,, 고작해야 일년에 한 두번 뿐이니..

조용할때 다시 오고싶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