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물고 있다.
각종 연말모임이 이어지는 가운데 우리 동호회도 송년산행을 위해 모였다.
비교적 한적한 선림사를 들머리로 잡고 기자촌능선을 오른다.
날씨도 좋다.
바람 한 점없이 햇살이 따스하여 마치 봄날같은..
넓고 조용한 바위에서 오붓한 시간을 가진다.
각자가 정성껏 준비한 따끈한 차 한 잔,, 떡 한 줄 그리고 예쁜 금잔에 따르는 맛있는 복분자술 한 잔.
그동안 수없이 산을 오르지만 오늘의 느낌은 특별하다.
한 해의 마무리..
여유롭게 한 발 한 발을 딛노라면 닿는 곳곳마다 지난날의 추억들이 떠오른다.
반가운 누군가를 만났던곳,
함께 모여앉아 즐거이 식사를 하던 곳,
추위와 어둠속에 힘겨이 걷던 곳,,
도시의 야경을 바라보느라 해가 질때까지 기다리던 곳..
산에 올라 도시를 바라보는 마음은..
내가 이 자리에 있음에 감사하고 행복함 바로 그 것
오늘의 멤버는 단 아홉명뿐이지만
악조건 속에서 고락을 함께했던 정예멤버들이다.
저 긴 그림자 만큼이나 우리가 함께한 시간도 길다.
홍일점으로 저 싸나이들의 뒤를 좆느라 힘드었던, 그러나 즐거웠던 시간들..
목표지점을 향하여 빨리 걸어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천천히 온 몸으로 산의 정기를 느끼는 이 시간..
사진을 찍는 님의 그림자가 나와 함께한다.
나의 평생 동반자..
오늘만큼은 한 잔의 막걸리를 달게 마신다.
고마운 분들의 고마운 마음을 함께 담아서..
웃음꽃이 피어나는 시간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어린아이처럼 맑고 순수한 마음이 아닐까
바라만보아도 맘 흐믓한 저 산자락들..
아무리 보고 또 보아도 질리지 않는 저 모습
며칠만 멀리 떨어져 있어도 그리운,
마법처럼 나를 끌어당기는 저 곳.
그래 우리 늘 함께하자~~~
언제까지나..
저 아래 어지러운 세상에서의 해방구가
이토록 가까이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운이고 축복인지..
언제나처럼, 다시 그 곳으로 돌아가기 위해
일상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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