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스위스로 가는 도중 이름 모를 동네 팬션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말이 안통하는 주인 할머니가 직접 구운 빵과 할아버지가 내려주는 따끈한 커피로 아침 식사를 하는데 빵 맛이 정말 기가 막히게 좋다.
달고 부드러운 빵맛에 길들여진 우리 입맛도 이제 유럽식 빵맛에 익숙해져 가는 것일까. ㅎㅎ
처음 먹어봤을땐 뻣뻣하고 질기기만 하더니 그것도 굽기 나름인가보다.
사실은 달콤한 빵을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먹으면 먹을수록 감칠맛이 도는 그런 빵이 좋다.
팬션 주변의 숲
이름 모를 동네인만큼 작은 시골이어서 주변은 그저 풀밭뿐이다.
3층 테라스쪽의 방이 우리가 묵었던 곳.
저녁엔 밥도 해먹고 테라스에서 소세지를 구워 미지근하나마 독일맥주 크롬바크 캔도 하나씩 빨아보았다.
주인할머니와 기념사진 - 마음은 좋아보이는데 빵은 더 주지 않더라.. 우리의 뜻을 몰라서였겠지~
그러고 나서 길을 떠난다. 스위스를 향해~
풀베는 기계도 각양각색이다.
엄청 거창스런 것들도 있고,, 주인 농부가 부지런한 곳은 이렇게 풀밭이 말끔한데 또 어떤곳은 풀이 웃자라서 벨 시기를 지난듯 보이는 곳들도 있다.
가리는 건물이 없으니 이런곳에서야말로 태양열주택이 유용할 것 같다.
스위스, 독일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삼개국의 국경을 접하고 있는 보덴제 호수를 지나고 있다.
독일에서 스위스로 가는 길이지만 이곳은 오스트리아 북서쪽 끄트머리이다.
국경을 지나도 아무런 표시도 뭣도 없으므로 이런식으로 다니다보면 우리가 가고 있는 곳이 어느나라 땅인지 헷갈릴때도 있다.
그냥 들어가서 누우면 잠이 잘 올것같은 그런 집.. (고작 잠이냐..)
나무껍데기로 만든듯한 오래된 벽면이 참 인상적이고 특이하다.
왠지 오래된 목조건물이나 목재로 만들어진 것들을 보면 마음이 푸근하고 따뜻해진다.
우리의 어린 시절에 보았던 페인트 칠이 벗겨진 오래된 창틀이 마음에 남아서일까..
이제 스위스 땅으로 접어들어 산길을 넘는다.
고속도로가 아닌 지방도로 가려면 산길은 필수로 넘어야 할듯,, 아니면 멀고 먼 길을 돌아야 할것이다.
요런 두부토막같은 깜찍한 집들도 있네..
유럽의 집들엔 덧문이 필수인듯하다.
햇볕만 보면 웃통을 벗어붙이고 해바라기를 하는 그들이 어째서 이런 덧문을 달아야만 하는지.
어디에서 얼핏 본 바에 의하면 햇살이 너무 강하기 때문이라고도 하는데, 잘 모르겠다.
어쨋든 그림은 멋지구만.
지나치는 작은 동네들은 참 조용하기만 하다.
네비게이션을 따라 길을 가다보면 가끔씩 엉뚱한 일이 벌어진다.
같은 길을 뱅뱅 돌기도 하고 길이 끊기기도 하고.
스위스란 나라는 현재의 이미지와는 달리 얼마전까지도 무척이나 못살던 가난한 나라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국토의 대부분이 산지이다보니.. 어디 만만하게 농사지을 평평한 땅도 없는것이다.
그네들의 국민성이 오늘날의 부를 가져왔다고 하는데.. 제일 부러운것은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알프스를 끼고 있다는 거.
차도 먹여가며 다녀야지.
어딜가도 주유원은 없이 셀프주유다.
그런바람에 혹시라도 가솔린을 잘못 주유할까봐 주유기 앞에서는 이맛살을 모아가며 열심히 그 표식을 읽는다.
이탈리아에서는 기름값을 사기쳐먹는 넘들도 있었지만. (일단 기름을 주유하고는 몇리터가 들어갔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김기사~ 운전해~~
이번 여행에서 나와 동행한 남자분들은 모두 김씨라고 내가 전해 말했던가..
장작을 패서 쌓아놓은 것이 어쩜 우리와 똑같은가~
쮜리히 호수를 지나고 있다.
이제 목적지에 거의 가까워지고 있다는 얘기지.
알프스 산맥을 끼고 있는만큼 스위스엔 만년설 빙하가 녹아서 생긴 호수가 참 많다.
여기는 루체른호수
구불구불 산길을 서너시간을 달려 루쩨른 호수에 도착했다.
우리가 묵을 캠핑장도 호수 주변에 있다.
루체른 호수에서 바라보는 필라투스산
우리의 작은 텐트는 사실 알파인용이다.
등에 가볍게 지고 산을 오를때에 좋은.. 나는 괜찮았지만 덩치가 큰 산노을은 좀 많이 불편했다고 그런다.
어쨋든 맑은날은 그런대로 견딜만은 했는데 비가 오는 날이 제일 고역이었다.
요즘 우리의 으리번쩍한 텐트와 집기도구들을 보노라면, 우리의 유럽생활은 그저 맨땅에 헤딩하는 무식한 수준에 불과했다는 생각이..
캠핑장은 깔끔하고 좋았는데.. 그눔의 비가.. ㅠㅠ
그 흔한 타프하나도 없이 캠핑을 했으니.
텐트 집 지어놓고 라면 끓여서 점심 먹고나서 카펠교가 있는 루체른 시내까지 걸어서 갈 예정이다.
스위스 루체른은 유럽의 다른 지역에 비해 습도가 높아서 많이 덥다는 느낌이다.
캠핑장에서 카펠교까지는 약 3km의 거리이다.
호수를 따라 계속되는 이런 공원들이 있어서 걷기가 참 좋다.
게다가 남자분들은 눈까지 호강이다. ^^
점심으로 급하게 먹은 라면에 체했는지 화장실이 급한 분이 있어서,,
나무 그늘에 앉아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카펠교 - 오래된 목조 다리. 루쩨근의 대표적인 볼거리.
워낙 유명한 곳이라 설명은 생략.
목이 마른 참에 음수대 하나를 발견했다.
그러나 물맛은 별로였다.
슈퍼에서 저녁거리 장을 보았다.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스위스라서 꼭 필요한것만 간단히 장만한다.
스위스에서 유명하다는 수제 쵸콜렛 가게에 들어가 봤는데 값은 (조금 과장해서) 눈이 튀어날올만큼 비싸다.
나는 딸이 주문한 헤즐넛이 든 쵸콜렛 몇개를 샀는데, 정작 갖다주니까 -알레르기가 생겼는지- 그것만 먹으면 입주위에 가렴증이 생긴다고 못 먹는다네. ㅋㅋ
어떤 여인에게 사진을 부탁했더니 사진 찍어주고 나서 일본말로 인사까지 한다.
일본사람인줄 알았나보다.
우리가 그렇게 오종종하게 생겼단 말이야??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가는 길
해질녘이지만 햇살이 뜨겁고 무덥다.
저녁에는 비가 내렸다..
'유럽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프랑스로 - 스트라스부르그 (0) | 2012.02.08 |
---|---|
스위스 루체른-필라투스산을 오르다 (0) | 2011.09.29 |
독일 - 퓌센 (0) | 2011.07.01 |
유럽 캠핑장 주소 (0) | 2011.06.30 |
뮌헨에서 이틀째 - 올림픽경기장 (0) | 2011.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