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0월 5일 금요일
일찍 업무를 마친 남편과 단 둘이 설인장코스를 답사하러 나섰다.
북한산이야 다닌지가 수 십년이 다 되어가지만, 염초능선 쪽으로는 아예 발길을 하지 않았던 터라 이 쪽으로는 완전 초보인 셈이다.
오후 한 시가 넘어서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십여분 걸으니 시구문 도착이다.
시구문에서 약 삼십분을 걸으면 원효암 도착. 왠일인지 오늘은 몸이 무지하게 무겁다.
그래서 쉬엄 쉬엄 올라간다..
이제 멀리 상장능선과 그 너머 도봉이 보이기 시작한다.
원효봉 정상에 거의 다 왔다. 예까지 올라오니 시원한 바람에 몸이 녹을듯하다.
오늘의 목적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염초능선과 파랑새능선,, 파랑새봉이 모두 보인다.
북문 벽의 담쟁이는 어느새 붉은 옷으로 갈아입었다.
염초봉을 오르기 시작한다.
염초봉 아래 직벽에 도착했다. 왠 아저씨 두 분이 직벽을 안전장비 없이 오른다.
우리는 물론 우회할 것이다. 그런데 옆을 보니 힘들이지 않고도 오를만한 길이 보인다.
직벽을 오른 아찌께 '여기 좋은 길 있는데 왜 거기로 가세요??' 하니 우문에 현답은 돌아오지 않고 그저 묵묵히 오를뿐.
이 벽으로 염초능선을 오를까 말까,,를 생각하며 한 참 쳐다보았다.
올라가기는 쉬울것 같은데, 문제는 능선 위에 있는 책바위 넘기이다. 그냥 참자~~
푸른 하늘이 좋다..
여기부터는 설인장 쪽으로 우회하여 염초 3봉으로 올라간다.
설인장에서 올려다 본 염초봉. 우회하여 저 봉우리 끝에 올라갈 것이다.
설인장 - 비를 피하기 좋은 곳이다.
최고의 경치라는 설인장에서 바라본 의상능선과 뒤편의 비봉능선 - 어느새 억새가 곱게 피었다.
염초능선과 백운대로 오르는 능선사이로 쉼터바위가 보인다.
노적봉의 뒷모습은 앞모습과는 딴판이다.
염초3봉을 거쳐 염초2봉에 올랐다.
건너편 책바위에 왠 멋진 아저씨가 오른다. 가까이 온 후에 보니 암벽 전문가다.
아래쪽을 내려다 보니 오금이 저린다.. 무서워..
노적봉이 오후 햇살을 받아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북한산성 주 능선 오른쪽 끄트머리에 문수봉이 살짝 보인다.
파랑새봉과 그 능선. 오늘은 파랑새봉의 안부까지만 가볼 것이다.
염초3봉 위의 멋찐 우리 신랑!! (킥~)
오늘은 우리 둘이 서로 모델이다.
염초봉의 뒷모습 - 쉼터바위에 올랐다.
흠.. 말이 필요없지!
파랑새봉 안부에 도착하니 노을빛이 완연하다.
요 봉우리를 어찌 오르나 요리 조리 살펴보다가 사진이나 찍어본다.
모자를 벗고 머리수건을 두른뒤 이마에 헤드랜턴을 건다.
준비완료! 이제 하산하자~~
이 날따라 노을빛이 고와서 시간을 너무 오래 지체했다.
골짜기를 내려오는데 서서히 어둠이 깔린다.
방향은 알지만 워낙 인적이 드문 곳이고 또 바위너덜지대라 깜깜한 어둠 속에 어느것이 길인지 아리송하기만 한데,
잘못 빠지면 커다란 바위로 길이 막혀 다시 되돌기를 두어번하였다.
어두운 산길엔 아무도 없고..
행여나 미끄러질새라 색씨걸음으로,, 몇십분을 걸어 내려 약수암 위 공터에 다다르니 비로소 한숨이 놓인다.
'초행길인데,, 우리도 간덩어리가 부었다 그치?' 이건 내가 울 신랑에게 한 말이다. ㅎㅎ
어둠속을 내려오느라 힘이 들었던 우리,,
두 말할 필요도 없이 하산 후의 맥주는 진~~짜로 맛있었다!! (역시나 고생이 짭짤해야 한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