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따라 발길따라

소금산은 짜긴커녕 심심하더라 ^^ (간현)

혜산 2011. 12. 7. 23:09

2011년 11월 29일

 

 연말 모임 대신 간현역에서 간단한 산행과 점심을 하기로 약속했었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정작 길을 나선 사람은 세 사람뿐.

날씨도 잔뜩 흐리고 서울엔 실비가 내리는데, 여행 이 후 바쁜 일이 겹치고 몸은 피로한 상태라서 에지간하면 다음으로 미루었으면 하는 속사정이었지만 일단 한 번 잡은 약속이니 그대로 실행한다.

청량리 역에서 기차를 타고 원주쪽으로 달린다.

한시간 십분이면 간현역에 도착한다. 전철이 그 쪽으로 들어간다나 그래서 새로운 역이 생기게 되므로 12월 23일부로 간현역은 역사속으로 사라지게 된다고 그래서 기를 쓰고 나선 길이다.

 

 

청량리 역에서 한무더기의 폼나는 의상과 배낭을 갖춘 일행과 한 기차를 탔었는데, 그들도 간현역에서 하차하여 우리 앞을 걸어간다.

뭐 비박이라도 하려나~ 배낭 크기가 장난이 아니구먼.

 

참 조그만한 역사다.

 

모처럼 나선 길이건만 어째서 날씨는 이렇게 우울한 것이냠..

그래도 비가 오지 않는걸 다행으로 여겨야지.

 

 

 저 철길을 건너 왔더랬지.

 

간현유원지의 물은 맑고,, 바위 절벽 바로 아래쪽은 많이 깊어 보인다.

경치도 그만하면 아주 훌륭하다.

 

경치 감상을 하다 보니 등산로 입구를 놓쳤다.

 

다시 되돌아 오르는 등산로 입구은 이렇게 생겼다.

산은 아주 작고 편안하다. 마치 산책로처럼 부드러운 흙과 낙엽이 덮힌 편안한 길.

 

 

 

슬 슬 걸어도 한시간이면 정상에 도착한다.

사실은 한시간도 되기 전에 도착했지만,, 기차에서의 그 일행들이 정상석 붙들고 사진 찍는 모습을 한동안 멀거니 바라보아야 했다.

어찌나 요란스럽게 사진 찍는것을 즐기던지..

그들이 모두 떠나고 우리끼리 남은 뒤에야 문득 정신을 차리고 '참, 우리 모두 같이 한 장 찍어달랠껄~' 하고 멍청한 소리를 했다. 

우리의 이런 바램은 뒤에 도착한 (주로 북한산 인수봉에서 노신다는) 어느 멋진 산님 덕분에 이루어졌다.

방금 끓인 따끈한 물에 커피까지 한 잔 맛있게 얻어 마셨으니 어찌 그 분이 멋지게 보이지지 않으리~!  ^^

그 분들은 등산 코스가 너무 짧아 싱겁다며 온 길로 다시 되돌아 갔다.

 

 

 

 

 

산을 내려가며 바라보는 경치는 지난 겨울 동강을 떠올리게 한다.

단지 산이 좀 많이 낮다는 것이 다를뿐, 굽이치는 물줄기를 바라보면 바라볼수록 그 때가 떠오른다.

올겨울에도 또 가게 될까~~

 

대학생들이 MT장소로 많이 이용되기 때문일까. 작은 공연 무대도 마련되어 있으나 요즘 같은 철엔 그저 조용할 뿐.

 

 

일전에 남편과 함께 호젓하게 이 곳에서 산행을 했던 경험이 있는 허여사가 자꾸 겁을 준다.

유원지쪽 내리막 계단의 경사도가 장난이 아니라면서, 무서워서 혼이 났다고,, 웬만하면 가지 말라는 남편의 전화까지 받았다고.

그래? 음,, 잘 붙들고 내려가면 되지 뭐~

나머지 우리 두 사람은 별로 걱정도 않는다. 간이 큰건지 뭘 모르는건지. ㅎㅎ 

  

 

허여사가 말하던 공포의 그 계단.

거의 사다리 수준으로 서있어서 미끄러울땐 조심해야 할것 같긴 하다.

그러나 그다지 길지 않으므로 조심하면 될 듯하다.

멀리 강릉에서 오셨다는 한무더기의 팀을 만났는데, 아저씨들이 우리에게 내리막은 길이 험해서 못간다며 막걸리도 있고 밥도 있으니 다시 올라가자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꼬드겨서 한 참 웃었다.

 

난 오늘도 찍사를 자청.

나중에 생각하니 카메라를 가져갈걸 그랬다 싶다.

날이 흐리면 핸드폰 카메라는 정말로 화질이 구리다.

 

 

거의 다 내려와서 편안한 미소를 되찾은 두 사람

  

이런 정도의 계단을 서너개 내려오면 하산은 끝이다.

산은 낮고 코스가 짧아서 조금 싱거운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그러나 초목이 무성한 철엔 금강산처럼 아름답다고 작은 금강산, 소금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소금강이 들으면 화내겠는걸~ ㅋㅋ

 

 

 

 

사정때문에 뒤늦게 합류한 오여사와 함께 점심 식사 후, 서울행 기차 시간이 남아 할 일없이 논두렁을 거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