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일지147 2021년 여름 - 산에 가기 딱 좋은 날- 하늘 구경! 입추가 지났다. 그것도 이틀 전에. 아침에 창 밖 하늘을 바라보니 느낌이 딱!!! 그래, 오늘이야 - 오늘은 꼭 산에 오르리라. 이 시점에서 우리 부부는 마음이 통했다. 그러나 한 낮은 여전히 뜨거운 태양이 대지를 달구고 있으므로 오후 네시쯤 출발하기로 작정하고 냉동실에 마실 물을 얼려두었다. 힘들면 약수터까지만 가자고, 그러면서도 마음 한구석에선 힘들게 나선 길이니 어지간하면 향로봉 고갯길을 굳이 가보리라 마음 먹었다. 길을 나서니 웬일인지 산들바람이 기분좋게 불어준다. 숲 속을 들어섰는데 날벌레조차도 보이지 않는 상쾌한 출발. 알고보니 우리에겐 시원했던 바람이 동해상에서 사나운 태풍이었다는거지. ㅎ 약수터까지는 늘 힘이 겹다. 산을 자주 다닐때엔 놀면서 가는 코스지만 이렇게 더운 여름, 그것도 어쩌다.. 2021. 8. 10. 2021년 북한산 신년 산행 어쩌다 보니 신년이면 형제봉 산행이 연례행사가 되어버렸다. 북악터널 입구에서 산을 올라 일선사를 들려 대성문을 오르는 코스. 일선사에서는 부처님전에 절을 올리고 신년 달력을 얻어가지고 온다. 전 전 날 눈이 왔지만 워낙 날씨가 따뜻하여 그늘진 곳을 빼고는 죄다 녹아버렸다. 산행을 하기엔 아주 나쁜 상태가 되시겠다. 녹았다 얼어붙은 반들반들한 빙판도 조심스레 건너는 경우도 있으니 말이다. 일부러 형제봉을 우회하여 능선에 올랐다. 날은 따스하여 봄 날 같지만 하늘을 미세먼지로 흐려서 전망은 별로. 일선사는 여전한 모습이다. 그 흔한 기와불사 하나 없이 그저 조용한 절. 발로 걸어야만 오를 수 있는 진정한 절이다. 형제봉을 내려다 본다. 형제가 나란히 흐린 하늘 아래 우울한 분위기다. 절 뒤편 저 산자락으로 .. 2021. 1. 17. 가을의 의상능선 단풍길을 걷다 2020년 10월 연일 푸르던 하늘이 갑자기 뿌옇게 변했다. 드디어 중국발 미세먼지가 며칠간 하늘을 덮어버린 것이다. 지난번 문수봉에 오를때까지만 해도 그리도 아름답던 하늘이. 어쨋든 그 날 약속을 했었다. 두 주 후면 단풍이 예쁠테니 그 때 꼭 의상능선을 오르자고. 약속한 날, 갑자기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하늘이 다소 맑아졌다. 이런 행운이~ 백화사 앞에서 버스를 내리고 10분 이상을 걸어야 의상봉을 오르는 들머리에 도착한다. 멋진 화장실을 지나 좀 더 걸으면 의상능선으로 곧장 오르는 길과 골짜기를 우회해 가사당암문쪽으로 오르는 갈래길을 만난다. 오른쪽 등산로를 선택한다면 능선에 오르기 편한대신 의상봉은 오를 수가 없다. 우리는 정말 오랜만에 조금 힘든 왼쪽 등산로를 선택하여 의상봉을 오르기로 했다. .. 2020. 10. 25. 수요산행 - 족두리봉 오랫만에 수요산행을 나섰다. 코로나 여파로 오후 늦게 찔금거리던 수요산행을 그나마 건너뛴지도 오래되었다. 게다가 하루 건너가 멀다하고 연일 내리는 비 때문이기도 하고. 산을 멀리 하면 결국 남는건 아픈 몸뚱이 뿐이라는 굳센 믿음 덕분에 힘들지만 억지로라도 산을 올라야 마음이 편한 우리들. 그러나 출발 시간이 너무 늦으니 갈 수 있는 곳은 족두리봉이 고작이다. 가만히 있으면 조금 썰렁함이 느껴질 날씨이지만 산을 오르면 아직도 땀은 흐른다. 하기는 한겨울에도 산 길을 걷노라면 솟아 오르는 땀은 기본이니까. 아직도 산 아래나 약수터 부근엔 모기가 판을 치고 있지만 이제 곧 찬바람이 불겠지. 하늘의 해도 많이 짧아졌다. 뜻밖의 아름다운 풍경을 만났다. 멋진 구름과 석양이 어우러진 환상적인 모습에 모두가 감탄했다.. 2020. 10. 3. 이전 1 2 3 4 5 ··· 3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