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10일 토요일
요즘은 산을 좋아하는 애들 덕분에 원행을 한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등산그룹 활동은 당분간 접은 상태라 개인적으로 움직이는것이 그나마 안전하니까.
두타산의 새로 만들어진 등산로는 워낙 유명세를 탔기 때문에 어느 정도 사람이 많을 것이라는 마음의 각오는 하고 떠난 길이다.
예전에는 두타 청옥 종주 산행도 하였었지만, 그 시절에도 워낙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는, 가파른 산길로 기억되는 두타산.
이번에야 뭐 산허리를 에둘러 폭포도 구경하고,, 뭐 그런 산행쯤으로 생각했다.
산 입구에 도착하는 어느새 주차장 하나는 만차이고 제2주차장에도 자리는 별로 많이 남아 있지 않다.
하늘은 파랗고 햇살은 따가운 날.
등산로 출입구에서는 체온을 재고 모바일로 전화걸기 인증을 한다.
숲이 시작되는 곳 까지는 착실히 마스크를 착용하지만 숲 속에는 예상외로 별로 마주치는 사람이 없는듯 싶어 마스크를 벗었다.
죽어도 마스크를 쓴채로 산을 오를 수는 없는것이, 등산로 초입부터 깔딱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어느새 먼저 오른 사람들이 고개 중간마다 쉬며 간식을 먹고 있다. ㅎ
그러나, 오르막은 그리 길지 않아서 들머리에서 삼십분 정도면 한국의 장가계니 체르맡이니 하는 전망대에 도착한다.
흠,,, 사람들은 이렇게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있다.
그냥 지나치려다가 사정상 뒤늦게 올라온 산노을을 기다릴겸 줄을 서서 사진을 남겼다. ㅋ
이런 경치 쯤이야 설악산에 가면 너무나 많아서 다 보려면 모가지가 꺾어질 지경인데, 이 것이 그리도 절경이더란 말인가..ㅋ
그렇지만 장점도 있다. 산 아래쪽엔 아름다운 폭포와 계곡이 있고 산 중에도 흐르는 물과 시원한 바람, 막힘없는 전망이 있으니.
여유를 가지고 산에 든다면 하루를 맘껏 즐기다 천천히 하산하면 참 좋을듯 한데..
그러다가 맘이 동하면 두타산 정상을 밟아봐도 좋겠지. 단 마음의 각오는 하고 올라야 한다. 만만찮은 산이니까.
서울에서 출발시간도 약간 늦어졌고 차량 운행시간도 예정보다 오래걸려서 9시쯤 등산을 시작하려던것이 10시를 훌쩍 넘기고 말았다.
약 삼십분만에 도착한 이 곳은 전망대에 데크를 만들어 놓아서 전망을 바라보며 쉬어가기 좋은 곳이다.
이 곳에서 점심식사를 간단히 마치고 미륵바위와 마천루를 거쳐 용추폭포쪽으로 하산 하려는데 이 또한 인파에 막혀 원하는 만큼 움직이기가 어렵다.
게다가 약간의 배탈증세를 보이고 있는 산노을 때문에 또 시간이 지체되고..
미륵바위까지는 십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오늘 산행의 최고점인 미륵바위 주변에도 인파는 많다.
서는 곳마다 자리를 펴고 앉아 일어날 생각을 않는 산노을.
재촉질하는 나더러 먼저 출발하라네.
미륵바위를 지나면서부터는 등로는 그저 숲으로 이어진다.
전망이 아주 가끔씩만 트이는 정도로 약간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여름엔 이런 숲길이 좋긴하지.
이 후로 기차로 도착하는 딸내미와의 약속시간때문에 중간탈출을 해야할지 강행을 해야할지 고민하다고 일단 처음 목표한대로 진행하기로 하고 속도를 내보는데 앞에서 얼쩡대는 관광객때문에 마음대로 걸을 수도 없는거다.
날도 더운데 스트레스까지 받으며 걸었다.
나중엔 두통까지 몰려왔다. 지금 생각하니 좀 웃기긴 하다만 ㅎ
내려온 후 돌아보고 찍은 마천루길이다. -별로 길지도 않은- 내가 상상했던 그 이하의.
어인 일로 사람들이 보이지 않는다. 하긴 시간 여유가 되는 사람들은 중간 중간 경치좋은 벼랑이나 물이 흐르는 곳에서 발을 적시며 쉬고 있을것이다.
등산로라기보다는 관광코스 같다는 느낌을 받으며 이제 비로서 넓어지는 용추폭로 길로 하산.
하산을 마치고 등산로 입구를 나서자 부슬부슬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조금 아쉬운 산행이었다.
만약 조용히만 걸을 수 있다면 멋진 경치나 편안한 산행길 모두가 좋았을 것 같은데.
약 네시간 반 정도의 산행을 끝내고 기차사랑꾼 손주 유군 - 지리산은 동행했으나 이번 산행은 거절했다. 그러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 과 딸냄을 역에서 만났다.
동해시에서 저녁먹고 하룻밤을 묵기.
예전 무릉계곡 주변에서 텐트치고 자던 시절을 추억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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